[기자수첩] ‘해방전후사의 인식’ 1권을 읽고

해방전후사의인식-01

‘해방 전후사의 인식’은 1979년 10월 15일에 처음으로 출간된 책이다. 전체 여섯권으로 구성돼 있다. 

80년대 민주화운동을 하던 그룹들이 많이 읽었다고 한다. 최근 이에대한 독자들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2015년에 제3판 12쇄에 이르게 됐다. 

기자도 여섯권을 구입했다. 제1권의 내용은 미군정과 민족분단, 친일 반민족 세력의 실상과 해방직후의 경제구조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왜 우리는 기억하기도 싫은 해방전후사를 이렇게 세밀히도 들여다 보아야 하는가?’란 질문이 나온다.

기자의 대답은 ‘한 사람의 일생은 그 사람의 출생배경을 알게되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라는 말로 대신하고 싶다. 지금의 대한민국을 깊이있게 이해해 볼려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라는 생각이 든다.

기자의 어머니같은 세대는 분명 당시 상황을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참고로 기자는 1964년 생이다) 하지만 그 어머니를 이어받은 우리 세대는 이제 그것을 정리해야 할 때가 되지 않았을까?

‘해방전후사의 인식’ 제1권에는 친일문제가 구체적으로 등장한다. 비교적 상세히 기록돼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해방 이후 미군정이 대한민국 정부를 수립할 때까지 어떻게 통치했는지가 상세히 나온다. 

미국과 소련의 냉전구도 상황이 한반도의 분단에 어떻게 작용했는지도 나온다. 한국전쟁까지는 다루지 않는다. 제목대로 해방을 전후한 한반도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그리고 있다. 

12명의 전문분야 논문들이 실려있다. 이 자료를 기본으로 가지를 뻗어 나가는 것도 좋은 공부방법이 될 것 같다. 

나의 조상들이 이런 힘든 과정을 거쳐왔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눈물이 나온다. 멀리 갈 필요도 없이 기자의 아버지도 일제시대와 한국전쟁을 거쳐왔다. 낙동강이 바라보이는 허허벌판에서 오늘은 동생들을 먹여 살리기위해 어디서 양식을 구해와야 할 것인가? 라는 고민으로 하루하루를 보냈다는 아버지.

한국전쟁시 무수한 시체들을 밟으면서 다녀야 할 정도의 처절한 전투경험들. 지난번 시카고 고모댁에 들렀을 때, 아버지가 한국전쟁에 자원입대한 것은 ‘죽기위해서’였다는 이야기를 처음 들었다. 차라리 군대가서 실컷 먹다 죽는것이 나을 것이란 생각을 했던 것일까. 아버지의 사망소식을 당시 뉴욕에서 서류미비자의 신분이었을 때 들었다.

아버지!
돌아가시기 일주일전 당신의 유언같은 말씀을 지켜드리기위해 저는 지금도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기자와 비슷한 또래들은 아마도 이런 아버지, 어머니들이 있음에 틀림없을 것이다. 각자 삶의 모양과 형태는 다를지라도.

우리민족에게 해방은 잠시만의 카타르시스를 제공했을 뿐 결코 유쾌한 것은 아니었다. 그 흐름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이제 그 최초의 흐름을 진단해 보고자 한다.

때로는 뜨거운 가슴으로 눈물을 안고.
때로는 냉철한 이성으로 정신을 모으면서.   

Stone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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