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머리로 생각하는 역사이야기’는 유시민이 쓴 책이다.
일반인이 접근하기 어려운 역사적인 여러 관점들을 잘 요약해서 기록해 놓았다. 어떤 사람이든 역사 이야기를 할 때는 자신의 관점을 포함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을 읽고나면 ‘유시민’의 냄새를 맡을 수 있다. 그의 경험과 사고속에서 잘 정리된 역사이야기는 한국인으로서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된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대한민국의 발전을 가로막는 요소로 ‘친일청산’을 제대로 하지 못한 점을 지적한다.
박은식과 신채호의 민족사관에 대해서도 한민족에 대한 강조점은 본받아야 하지만 인류적, 보편적인 부분의 아쉬운 점을 지적하기도 한다.
진보에 대한 유시민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대목도 있다.
‘진보를 믿는 것은 역사가 어떤 분명한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고 믿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당면한 과제를 인식하고 불합리한 사상과 제도를 고쳐 나가는 인간의 가능성을 믿는 것을 의미한다.'(279 page)
유 작가는 이 책 말미를 어떻게 장식했을까?
이 책이 1990년대 중반에 나온 이유도 있겠지만 마지막 페이지에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이 법정에서 나란히 손잡고 있는 모습을 싣고 있다.
‘만일 우리 시대에 벌어진 범죄행위의 전모를 우리 시대에 밝혀 놓지 않는다면 결국 이 시대를 사는 우리 모두가 역사에 대한 책임을 회피한데 따른 심판을 받을 것이다. 지난날의 일그러진 역사를 단호하게 심판하지 못하는 민족의 미래에는 진보도 없다.’
유 작가의 마지막 말이 기자의 귓가에 울리는 것 같다.
지금 19대 국회를 마무리하고 20대 총선을 두 주 정도 남겨둔 시점에서 대한민국은 과연 한걸음 앞으로 전진할 것인가? 아니면 뒤로 퇴보할 것인가?
역사 교과서적인 사고에서 생각의 지평을 조금 넓혀보고자 하는 이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Stone Cho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