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시크릿가든’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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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도에 sbs에서 방영된 드라마 ‘시크릿가든’을 보았다.

시크릿가든은 백화점 사장인 ‘김주원’과 소방관 아버지를 사고로 잃은 ‘길라임’ 사이에 벌어지는 사랑 이야기를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전체 20회로 돼있다.

기자가 이 드라마를 보게 된 이유는 박근혜 대통령이 차움병원으로부터 대리처방을 받으면서 ‘길라임’이라는 가명을 사용했다는 뉴스보도 때문이었다. 박근혜는 대통령이 되기 이전과 이후에 길라임이라는 이름을 좋아했다는 말이다.

길라임은 누구인가?
그녀는 소방관 아버지의 딸이었다. 아버지는 화재에서 한 남자를 구하고 순직한다. 그 남자가 바로 길라임이 사랑하게 될 백화점 사장인 김주원이다. 김주원은 당시 사고의 충격으로 처음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나중에 길라임의 아버지가 자신을 구한 후에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이런 줄거리속에서 기자는 박근혜와 아버지 박정희가 떠올랐다. 박정희는 대한민국의 재벌을 구하고 자신은 총탄에 쓰러졌다. 재벌은 이 사실을 잘 모르고 있다가 나중에 이 사실을 알게된다. 그리고 두 사람의 애증관계는 지속된다. 적어도 박근혜의 입장에서 이러한 해석이 가능하다면 그 상징이 주는 위로와 용기는 대단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드라마가 중반을 지나면서 상상력을 더욱 자극시키는 대반전이 전개된다. 김주원과 길라임이 제주도 어느 산장에서 받은 꽃술을 마시면서 서로 영혼이 바뀐것이다. 드라마속에서 유체이탈로 인한 영혼바뀜은 세번 이상 나온다. 따라서 이 영혼바뀜은 드라마를 이끌어 가는 핵심 주제이기도 하다.

2010년 시크릿가든이 방영될 때 박근혜는 길라임이었다. 그런데 2012년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에는 김주원이 된다. 길라임의 영혼이 김주원의 육체를 입게 된 것이다. 드라마를 보신 분들은 이러한 설명을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드라마 후반부는 극적인 장면을 통해 시크릿가든을 거의 종교적인 수준으로 끌어 올린다. 김주원이 사고로 의식불명이 된 길라임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희생하면서 그녀와 영혼을 맞바꾸기로 결심한다. 김주원은 의식불명의 길라임을 차에 태우고 빗속을 질주한다. 왜냐하면 비를 맞게되면 서로의 영혼이 바뀌기 때문이다.

드라마는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자신을 희생한 김주원은 의식이 깨어나고 기억이 회복돼 길라임과 결혼한다. 그리고 둘은 3명의 아이를 낳고 행복하게 잘 산다는 이야기다.

박근혜와 최태민, 최순실 보도를 접하다 보면 ‘시크릿가든’의 영혼바뀜 현상이 생각난다. 가장 밑바닥에서부터 가장 꼭대기까지 유체이탈을 통해 세상을 경험하게 된다는 것이다. 박근혜는 이명박에게 석패한 이후에 시크릿가든의 길라임에게서 용기와 위로를 얻어 대통령이 된 것일까? 그것이 아니라면 지금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보통 사람의 머리로는 이해 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는 최순실의 영혼을 입고 대한민국을 통치해 온 것일까? 최태민의 영혼을 입고 한국을 다스린 것일까? 아니면 ‘청와대’를 ‘시크릿가든’으로 생각해 온 것일까? 한국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드라마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한다. 드라마공화국이란 호칭이 이유없이 붙여진 것은 아닐 것이다.

‘시크릿가든’에서 길라임과 김주원의 해피엔딩은 서로의 진심을 확인한 이후였기 때문에 둘은 마음이 흔들리지 않았다. 어머니의 콘크리트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결혼한다.  둘의 관계는 대한민국의 통치자와 재벌에 비유할 수 있다.

둘이 진심을 서로 확인했다면 ‘청와대 가든’은 해피엔딩으로 끝나겠지만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시크릿 가든’은 지난밤에 꾸었던 ‘백일몽’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길라임의 아버지 길익선의 기일은 1997년 12월 5일이다. 대한민국 전체가 IMF로 대형재난을 당했던 해이기도 하다. 이 기간은 실제 아버지 박정희가 사망한 날로부터 18년이 지난 시간이다. 박정희의 통치기간도 18년이었다. 박근혜는 18대 대통령이 돼 아버지의 통치기간을 상징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12월 5일, 길라임이라는 가명을 사용했던 박근혜는 과연 어떤 마음으로 아버지앞에 꽃다발을 바칠 것인가?

Stone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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