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사람 박노자가 지은 ‘주식회사 대한미국’을 읽었다. 한겨레출판사에서 2016년 6월에 출판한 책이다.
2016년 말 대규모 촛불집회가 일어나기 이전에 출판된 책인데 100만명 이상의 대규모 저항집회를 예상하고 있다. 집회나 저항에 대한 문제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본질적인 문제를 사상가의 입장에서 시원하게 풀어 나간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대한민국은 주식회사 즉, 이윤을 추구하는 회사로 전락했다는데 문제가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 출발점을 1997년 IMF로부터 진단한다. 지금의 대한민국 문제의 기원은 이명박근혜의 표면적인 문제 뿐 아니라 미국의 ‘신자유주의’를 추종한 결과로 보고있다.
신자유주의는 흔히 자전거타기에 비유된다.
자전거가 잘 굴러 갈 땐 문제가 없지만 천천히 가면서 멈추기 직전엔 비틀거리면서 쓰러진다는 것이다.
신자유주의가 값싸고 풍부한 노동력을 확보해 성장을 구가할 땐 특별한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더 이상 값싼 노동력을 찾기가 힘들어지고 경제가 하향곡선을 그릴 때 국가는 위기에 처한다는 것이다.
그런면에서 박정희 대통령의 경제성장론에 대해서도 신자유주의 흐름에 편성된 성장이었을 뿐임을 여러 사례를 통해 설명한다.
박근혜가 추진한 국정교과서에 대해서도 그 저의가 이승만 이후 지속된 권력집단의 자기합리화를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음을 설명한다.
박노자는 1987년도 민주화선언을 이끌어 낸 당시의 집회에 대해 미완의 운동이었음을 안타까워하면서 만약 다음 대규모 집회가 있다면 국민들은 국가로부터 반드시 ‘노동보장’ ‘최저생활비보장’에 대한 복지를 반드시 약속 받아야 함을 강조한다.
러시아 사람이 유창한 한국어로 대한민국을 ‘헬조선’으로 설명해 내는 모습이 다소 낯설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외부인의 입장에서 진단했던 그의 글이 6개월도 채 지나지 않아 현실로 나타났다는 점을 대한민국 국민들은 모두 명심해야 할 것이다.
기자도 대한민국을 이렇게 선명하고 분명하게 진단한 사람을 아직 만나보지 못했다.
통일에 대해서도 만약 신자유주의 입장에서 북한을 하나의 시장단위로 바라보고 접근한다면 남북한이 큰 어려움에 봉착할 것임을 경고하고 있다. 흡수통일을 추구한 박근혜의 이중 플레이도 맹렬히 비난하고 있다.
대한민국에 신자유주의 물결이 몰려 온 이후 최악의 대통령은 누구인가? 박노자는 박근혜를 꼽고 있다. 그의 예언이 틀리기만을 바랄 뿐이다.
박노자의 마지막 말이 귀에 울린다.
“~그 투쟁의 끝에 자본주의를 넘어선 미래의 자세한 비전을 명확하게 보여야 한다.”
대한민국은 과연 자본주의를 넘어 지구상에 희망을 주는 체재를 세울 수 있을 것인가?
Stone Cho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