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박정희 시대의 종언.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됐다.
2017년 3월 10일 11시 21분.

헌법재판소 이정미 소장 권한대행이 밝힌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인용 사유는 최순실과의 국정농단이었다.

최순실은 최태민의 딸이다.

최태민은 박근혜가 정계복귀한 이후, 꾸준히 의혹이 제기됐던 인물이다.

최태민은 박정희의 유산을 이어받아 관리해 온 의혹도 제기된 바 있다.

최태민 최순실로 이어진 비선실세가 박근혜 탄핵의 이유였다.

법치국가로 나아가기위한 헌법재판소의 고민이 읽혀지는 대목이다.

박근혜 비선실세에 대한 철퇴는 바로 박정희 시대의 종언을 의미한다.

1974년부터 국정교과서를 통해 국민들의 국가관을 통일시키고 유신헌법과 새마을운동으로 나라를 개조시키려했던 박정희 시대가 이제 간판을 내린 것이다. 아버지 이미지를 등에업고 다시한번 시도해 보았으나 ‘해프닝’으로 끝났다.

박근혜는 헌법재판소 8명 전원이 탄핵을 인용했다는 소식을 텔레비전으로 보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아 주변에 전화확인까지 했다는 후문이다. 아직 꿈이 들깬 모양이다. ‘시크렛 가든’ 드라마는 끝이 났는데도 아직 여운이 남았는지 청와대를 떠나기 싫은 모양이다.

박정희 망령은 쉽게 떠나지 않을 것이다.

박근혜는 분명 박정희의 남은 망령을 붙잡고 다시 재기하려 할 것이다.
이것만이 옳다고 생각하는 인간의 망령은 그리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그것이 진행되는 과정을 통해 박정희는 정리되고 대한민국은 미래에 대한 새로운 꿈을 꾸게 될 것이다.

기자는 1964년생이다.
태어날 때부터 박정희의 절대적인 영향하에서 살았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시 국민학교 4, 5, 6학년때는 등 떠밀려 반공웅변대회에도 내리 참석했었다.
그것이 박정희 때문이었다는 것은 한참을 지난 이후에야 알게됐다.

1974년~2002년까지 진행됐던 국정교과서도 이제 힘을 잃게됐다.
박정희 기념사업도 마찬가지다.

한 시대를 정리한다는 것은 이처럼 아픔을 동반한다.
하지만 그 아픔이 없다면 전진은 일어나지 않는다.

박근혜의 탄핵은 촛불로 시작된 국민의 분노가 이뤄낸 성과이다.

국회, 검찰, 청와대
한국에서는 어느 한곳도 믿을 만한 대상이 없다.
자생적으로 형성된 권력이 아니기 때문이다.

국민들이 항상 두눈을 부릅뜨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리고 노동이 보장되는 복지국가를 이루기위해서는 국민들도 성실히 세금을 내야 할 것이다.
썰전에서 대한민국 국민의 절반만이 세금을 낸다는 얘기를 듣고 입이 딱 벌어졌다.

그만큼 일자리와 세금문제를 정상적으로 얘기하기위해 또 얼만큼의 세월이 흘러야 한다는 말이다.
가장 기본은 누구든지 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작더라도 만들어 내는 것이란 생각이 든다.

얘기가 길어지지만 한가지만 더 말하고 싶다.
기자가 처음 미국 시카고에 와서 가장 행복했던 것은 소위 ‘노가다’를 하는데 아무도 이상한 눈빛으로 바라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즐겁게 아무 일이나 해서 먹고 살면 그게 행복 아닌가? 왜 한국사람은 남의 눈치보면서 꾸역꾸역 남보다 앞서가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박정희의 망령때문인가.
원래 국민성이 그럴까.

박정희를 정리하는 책을 읽고 싶다.

Stone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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