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6월 29일 목요일 오후, 서울 서초에서 지하 4층, 지상 5층의 건물이 완전히 붕괴됐다.
기자가 신문사 일을 마치고 자취방에 왔을 때 삼풍백화점 븡괴소식을 알게됐다. 현장에 가야된다는 생각이 강하게 몰려왔다.
삼풍백화점은 기자가 일하던 직장에서는 걸어서 10분 정도 거리였고 자취방에서 도보 30분 거리였다.
삼풍백화점 사고지역 주변에는 경찰들이 겹으로 경비를 하고 있었다.
기자증을 보여주고 겨우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된 건물더미는 아비규환 그 자체였다. 건물 주위를 돌아다녔다. 건물 아래서 구조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새벽 3시 이후까지 정신없이 돌아 다니다 사무실에서 잠시 눈을 붙였던 기억이 난다.
지금으로부터 20년 전 일이다.
그리고 6개월 후, 기자는 미국행 비행기를 탔다.
한국에서 언론활동을 한다는 데 대한 한계때문이었을까?
중학교때부터 품어왔던 워싱턴에서 저널리스트가 되기위한 꿈 때문이었을까?
아무튼 기자는 그 이후 워싱턴과 그 주변에서 그야말로 맨 땅에 헤딩을 하고 돌아다녔다.
어떻게 살았는지 잘 기억도 안 난다.
그야말로 돈도, 빽도, 뭐도, 아무것도 없이…….
기자의 미국생활 이야기를 할려는 것은 아니다.
삼풍백화점 이후, 사랑하는 나의 조국, 대한민국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싶다.
정작 이렇게 글을 쓰고보니 별 할 얘기도 없다. 잘 생각도 안난다.
뭔가가 나의 기억이 밖으로 나오지 못하도록 꽁꽁 묶어 두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이만큼이나마 표현할 수 있다는 사실이 감사하다.
한국 사람은 독특한 면이 있는 것 같다.
한반도의 지정학적인 특수성이 그런 민족성을 가능케 한 것 같다.
한반도는 70여년간 분단이라는 특별한 경험을 하고 있지만 이것을 해결하는 방식도 특별하게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삼풍백화점이나, IMF나, 세월호나, 메르스나 그 어떤 어려움에도 한민족은 그 시련을 묵묵히 넘기는 속성이 있는 것 같다.
삼풍백화점처럼 모든 것이 내려앉는 일이 역사속에서 발생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이후에 이런 일이 또 반복된다면 내려앉는 범위는 커질 것이다.
지금 대한민국호는 항해를 잘 하고 있는가?
아니면 서서히 가라앉고 있는가?
기자가 20년동안 지켜본 소감은 대한민국 허리 부분에 금이 가 있어 그곳으로 물이 새고 있다는 것이다.
빨리 재료를 구해다가 대한민국호의 허리를 보수해야 할 것이다.
Stone Cho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