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기술 패권으로 '초격차' 파도 넘는다
- 1980년 日 실패 반면교사 삼아 '스마트 야드'와 '인재 보호'로 정면 돌파
- 中 양적 공세, 친환경·자율운항(AI) '초격차' 기술로 제압
- 북극항로와 미·중 패권 경쟁 속 '지능형 제조 플랫폼'으로의 진화 시급
대한민국 조선업이 10년 만에 찾아온 슈퍼 사이클(초호황기)을 맞이했다. 그러나 2026년 현재의 호황은 과거와 결이 다르다. 중국의 거센 추격과 만성적인 인력난이라는 '이중고' 속에서, 단순 제조업을 넘어 AI와 친환경 기술이 결합된 '초정밀 기술 산업'으로 체질을 개선해야 하는 중대한 분수령에 서 있기 때문이다. 본지는 한국 조선업이 처한 냉혹한 현실을 진단하고, 중국·미국 등 열강의 각축장과 북극항로라는 새로운 기회 속에서 나아가야 할 미래 전략을 분석했다.
◇ 위기의 현주소: 중국의 맹추격과 인력난의 파고
현재 한국 조선업은 수주량 측면에서 중국에 1위를 내주었으나, 기술적 완성도와 고부가가치 선종의 수익성에서는 여전히 우위를 점하고 있다. 특히 2025년 기준 한국은 전 세계 LNG 운반선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며 독보적인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막대한 국가적 지원을 등에 업고 한국과의 기술 격차를 좁히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현장의 '인력 부족'은 가장 뼈아픈 현실이다. 과거 불황기에 겪었던 인력 유출이 호황기에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것이다. 이는 1980년대 일본 조선업의 몰락을 연상케 한다. 당시 일본은 정부 주도로 설비를 감축하고 인력을 줄이는 '조선합리화 정책'을 폈으나, 이는 결국 설계 능력을 갖춘 엔지니어의 단절을 초래해 고부가가치 선박 시장의 주도권을 한국에 뺏기는 결과를 낳았다.
◇ 극복 방안: 일본의 전철 밟지 않는다… '스마트 야드'로 승부
한국 조선업계는 일본의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도크 폐쇄' 대신 '기술 고도화'를 선택했다. 불황기에도 설비를 유지하되, 이를 로봇과 AI가 주도하는 '스마트 야드'로 업그레이드하는 전략이다.
삼성중공업과 HD현대삼호 등 주요 조선사들은 용접 등 고위험·단순 반복 공정에 로봇을 대거 투입해 생산 효율을 높이고 불량률을 1% 미만으로 낮추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또한 인력난 해소를 위해 단순히 외국인 노동자를 늘리는 것을 넘어, 현지 사전 교육과 숙련공 멘토링을 통해 이들을 '정예 기술 인력'으로 양성하는 투트랙 전략을 가동했다. 이는 인위적인 감축 대신 기술 혁신을 통해 생산성을 유지하려는 한국형 해법이다.
◇ 미래 전략 1: 對중국·미국 전략… 하드웨어 넘어 '소프트웨어(SDV)' 선점
향후 한국 조선업이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고 미국 등 선진 시장과 협력하기 위한 핵심 키워드는 'AI 자율운항'과 '무탄소 선박'이다.
2026년은 선박이 스스로 판단하는 '소프트웨어 중심 선박(SDV)'으로 진화하는 원년이다. HD현대의 아비커스는 이미 자율운항 솔루션으로 대양 횡단에 성공했고,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 역시 독자적인 자율운항 시스템을 상용화 단계에 올려놓았다. 이는 단순한 선박 건조를 넘어, 엔비디아(NVIDIA)나 지멘스 같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데이터 기반 산업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에너지 분야에서도 한국은 중국보다 앞선 기술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다. 중국이 소형 모듈형 원자로(SMR) 탑재 선박을 2035년 상용화 목표로 하는 반면, 한국은 2030년까지 개발을 완료해 기술적 우위를 점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2026년부터 본격화될 암모니아 추진선의 실증 항행은 탄소 규제가 강화되는 미국 및 유럽 시장에서 한국 조선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다.
◇ 미래 전략 2: 기회의 땅 '북극항로'를 장악하라
기후 변화로 열리고 있는 '북극항로'는 한국 조선업에 새로운 기회다. 부산에서 네덜란드까지의 거리를 기존 수에즈 운하 대비 약 40% 단축할 수 있는 북극항로는 지정학적 리스크 속에서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 이미 전 세계 쇄빙 LNG선 시장을 석권한 경험을 바탕으로, 2026년 1월부터 '친환경 쇄빙 컨테이너선' 개발에 착수했다. 영하 50도의 극한 환경을 견디는 특수 강재 기술과 암모니아 이중연료 엔진을 탑재한 차세대 쇄빙선은 한국만이 구현할 수 있는 독점적 경쟁력이다. 이는 단순한 운송 수단 제공을 넘어, 극지방 자원 개발과 물류의 핵심 파트너로서 한국의 위상을 높일 것이다.
◇ 결론: '제조업'에서 '지능형 플랫폼'으로
결국 2026년 한국 조선업의 성패는 '누가 더 많은 배를 만드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똑똑하고 깨끗한 배를 만드느냐'에 달려 있다. 일본의 몰락이 주는 교훈인 '기술과 인재의 유지'를 되새기며, 한국은 디지털 트윈과 로봇 자동화가 결합된 '지능형 제조 플랫폼'으로 진화해야 한다.
중국의 양적 공세는 압도적인 기술 격차(Super Gap)로 무력화하고, 북극항로와 같은 미래 시장은 친환경·고부가가치 선박으로 선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2026년은 한국 조선업이 노동 집약적 산업의 한계를 벗어나 글로벌 기술 패권의 주역으로 재도약하는 결정적인 해가 될 것이다.
← 목록으로 돌아가기